서해 바다를 지키다 장렬하게 전사한 천안함 46용사가 있었다. 이제 그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려 여기 위령탑을 세우나니 비록 육신은 죽었다 하나 그 영혼, 역사로 다시 부활하고 국민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자유대한의 수호신이 되리라.
2010년 3월 26일 21시 22분, 우리의 용맹스러운 용사들과 함께 서해를 지키던 한국 최정예 전투함, 천안함(PCC-772)은 서해의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역에서 경비작전을 수행 중 갑자기 엄청난 수중 폭발로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충격으로 선체는 함수와 함미로 절단되었고 함미함체는 곧바로 침몰하였다. 함수함체는 오른쪽으로 90도 기운 상태에서 부력을 잃었다. 침몰 직전의 함수함체에서 104명의 승조원 중 58명은 해군고속정과 해경정에 의해 구조되었으나 46용사들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충격적인 비보를 접한 국민들은 경악했다. 군은 즉각적인 초동조치를 취하면서 미 해군의 전력과 민간인, 관계기관 등의 지원과 협조로 거친 물살과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해상에서 동년 5월 20일까지 탐색 및 구조작전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전우가 목숨까지 바쳐가며 구하려 했던 천안함 46용사들은 온 국민들의 한결같은 염원을 뒤로한 채 끝내 주검으로, 장렬한 산화로 우리 곁에 돌아오고 말았다.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원인을 찾기 위해 민·군 합동조사단과 미국, 호주, 영국 스웨덴 4개국에서 파견된 전문가들은 과학적이고 주도면밀한 조사와 검증작업을 펼쳤다. 그리고 동년 5월 15일에는 한 민간어선이 천안함 침몰해역에서 피격사건의 결정적 증거물이라 할 북한제 어뢰추진체를 수거함으로써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일어난 것이었음을 확인하였다. 이로써 천인공노할 북한의 잔악하고 호전적인 도발 작태는 만천하에 드러났다.
천안함의 피격에서 보여준 북한의 만행은 우리 민족에게 역사상 아물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주었다. 그러나 46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히려 '전우가 목숨 바쳐 지킨 바다, 우리가 사수한다'는 해군장병들의 해양수호 의지는 자손만대 계승될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토록 지키려 애썼던 서해 푸른 바다를 가슴에 품고 고이 잠든 천안함 46용사들이여! 그 어느 누구보다도 용맹스러웠던 바다의 전사들이여! 채 꽃 피지 못한 채 산화한 그대들의 숭고한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이제 우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다.
오오, 나라를 위해 장렬히 전사한 충무공의 후예들이여, 우리들은 그대들의 고귀한 정신을 후세의 귀감으로 삼고자 이곳에 위령비를 세운다.
2011년 3월 26일
해군참모총장